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문학과 바다, 섬과 역사가 어우러진 정남진 길, 남파랑길 79코스의 깊이 있는 여정

by 사부작거리누 2025. 7. 23.
반응형

남도의 끝, 정남진을 향해 걷는 길에서 마주하는 의미

남파랑길 79코스는 전라남도 장흥군 용산면에서 회진면까지 이어지는 비교적 긴 해안길로, 남파랑길 전체 노선 중에서도 가장 남쪽, 서울 광화문의 정남방향에 위치한 **정남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코스다. 이 코스는 단순한 도보 여행을 넘어, 문학과 바다, 역사와 섬의 아름다움이 조화롭게 엮인 **복합적 테마길**로 구성되어 있어 걷는 내내 여러 층위의 감동을 경험하게 한다.
시작 지점인 원등마을회관을 출발하면, 탁 트인 해안선을 따라 걷게 되고, 득량만의 고요한 물결과 함께 거금대교, 소록도, 완도, 금일도 등이 시야에 펼쳐지면서 이 길이 단지 물리적인 이동이 아닌, 남도의 아름다움을 새기는 여정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정남진 전망대에 다다르면, 이름처럼 ‘정남진’의 상징성과 더불어 수많은 섬들이 병풍처럼 펼쳐진 장관을 만나게 되며, 여행의 피로는 감탄으로 대체된다.
뿐만 아니라 이 길은 우리나라 대표 작가들인 이청준과 한승원의 문학적 발자취를 따를 수 있는 문학길이 포함되어 있어, 사색과 감성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코스로서의 깊이도 충분하다. 바다의 잔잔한 숨결을 들으며 작가의 문장을 되새기고, 그들이 바라보았을 풍경을 실제로 마주하는 경험은 그 어떤 책보다 생생한 문학 수업이 되어준다.

섬과 이야기, 마을과 기억이 교차하는 감성 여행
남파랑길 79코스의 매력은 다양성과 깊이에서 나온다. **정남진 전망대**에서는 단지 풍경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서, 바다 건너로 이어지는 수많은 섬들의 연결성을 느끼게 되고, 남도의 지리적 정체성과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삶을 상상할 수 있다. 탁 트인 경관 속에서 과거와 현재, 도시와 바다가 교차하는 이 지점은 걷는 이에게 특별한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또한 사금어촌체험마을은 남도의 해안 마을이 지닌 친근하고도 활기찬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갯벌 체험과 바다낚시 같은 프로그램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 단순히 풍경을 보는 여행을 넘어, 삶의 현장에 발을 담그는 체험형 여행으로 확장된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살아 움직이는 갯벌 생태계를 손끝으로 느끼는 순간, 이 코스가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과서임을 깨닫게 된다.
이외에도 회령진성은 이 코스의 역사적 깊이를 상징하는 유적지다. 조선시대 왜구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방어진지로,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있지만,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당시의 긴장감과 주민들의 고단한 삶을 상상해보게 된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곁들인 풍경은 이 길을 더욱 다채롭고 묵직하게 만든다.

장거리 도보에 따르는 준비와 주의, 그리고 걷는 자만이 얻는 평온

남파랑길 79코스는 비교적 긴 거리의 도보 여행이 필요한 구간으로, **식수와 간식 등 생필품의 사전 준비가 필수**다. 특히 중간중간 편의시설이 적거나 마을 간의 거리가 먼 구간도 있어, 걷기 전에 충분한 준비가 없을 경우 체력 소모가 예상보다 클 수 있다. 해안과 도로, 마을길이 교차하는 구간에서는 **이동 차량과의 충돌 위험** 또한 존재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며, 특히 **날씨가 급변하거나 해가 짧은 계절**에는 일몰 시간에 맞춰 여정을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점인 원등마을회관까지는 장흥시외버스터미널에서 다양한 노선 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종점인 회진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다른 시외 지역으로의 이동이 수월한 편이다. 다만 버스 배차 간격이 길 수 있으므로 시간표 확인은 필수이며, GPS 기반의 도보앱을 통해 현재 위치와 주변 시설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걷는 것도 안전에 도움이 된다.
긴 여정이 끝날 무렵, 해가 저물고 바다에 붉은 노을이 번지기 시작하면, 걷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정남진의 평온한 순간이 찾아온다. 남도의 바다와 섬, 문학과 역사, 그리고 마을의 숨결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며 기록한 이 여정은 단순한 도보가 아니라 하나의 인생의 단락으로 기억될 것이다. 남파랑길 79코스는 말없이, 그러나 확실하게 말한다.
"가장 남쪽에 와야, 가장 깊은 자신을 만날 수 있다."

반응형